하루도 안 걸리는 개인사업자 등록

배우자가 전기장판 출판사(개인사업자)를 창업해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 개인사업자 창업을 굉장히 쉽게 생각했다. 실제로 창업 자체는 쉬웠다. 홈택스에서 몇 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순식간에 끝난다. 하지만, 창업 후 부가가치세 신고부터 종합소득세 신고, 직원 등록 및 고용보험 가입 등 사업을 운영하면서 누구나 해야 하는 일들을 공부하다 보니, 난이도가 급등했다. 이번에 창업하면서 전기장판 출판사의 행정업무도 넘겨받아 수행하면서,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배우자의 출판사 운영이 굉장히 쉬워 보였던 이유는, 개인사업자의 행정업무가 쉽기 때문이 아니라, 내 배우자가 행정업무를 잘 모르고 외면했기 때문이었다.

개인사업자 등록 후 어려웠던 것들

특히, 처음에 어려웠던 부분은 매년 꼭 해야 하는 것들(부가가치세 신고, 종합소득세 신고 등)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간이과세자, 일반과세자, 면세사업자 등 개인사업자 종류에 따라 신고해야 하는 것들과 기간이 다르고, 업종과 매출에 따라 종소세 신고 방법이 달랐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다른 것들이, 나에겐 어떻게 적용되는지, 내가 이해하고 알고 있는 부분이 맞는지,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은 없는지 등을 확신하기 어려웠다.

또, 가족을 직원으로 고용하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보험은 어디서 가입하고 신고하며, 월 보수는 최소한 얼마를 줘야 하는가 등 인터넷에 정리는 잘 되어 있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찾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장부 관련해서도, 복식부기를 작성해도 되는지, 복식부기를 작성하면, 종소세 신고 때 무엇을 증빙해야 하는지, 종소세 신고시 복식부기 장부를 제출해야 하는지, 복식부기 장부 양식은 임의로 만들면 되는지 등 인터넷을 찾아봐도 확신을 가지기 어려운 것들 투성이였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 외에도, 온갖 것들이 처음 창업한 필자에게는 굉장히 난해한 문제였다. 사실 대부분의 것들은 인터넷을 찾아보면 잘 정리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세세한 상황별로 모든 것들이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찾고 이해한 것들이 내 상황에 맞는지 확실을 가지기 어려웠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내가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맞는지, 옆에서 1대 1로 물어보고 확인해줄 사람이 없었다. 결국, 지극히 당연하게도, 최대한 찾아보고 공부하고, 인터넷의 친절한 사람들과 개인적인 지인에게 물어보고, 직접 경험하고 판단하면서 배워야 했다.

1. 사업자 유형에 따른 신고항목

가장 쉬운 개인사업자 등록을 할 때, 업종과 상황에 따라 과세사업자 / 면세사업자를 선택했을 것이다. 그리고 과세사업자라면, 일반과세자 / 간이과세자를 선택했을 것이다. 부가가치세 신고와 사업장현황신고 대상은 [ 과세 ( 일반 / 간이 ) // 면세 ]와 같은 사업자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과세사업자는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고, 면세사업자는 사업현황신고를 한다. 면세사업자는 매출에 대한 부가세가 면세되는 사업자를 뜻하므로, 부가가치세 신고 대상이 아니다. 대신 사업장현황신고를 한다. 사업장현황신고는 1년간 수입을 신고한다. 반면, 과세사업자는 부가세가 발생한 매출과 매입을 신고한다. 간이과세자는 1년에 한 번, 일반과세자는 1년에 두 번 신고한다.

필자가 전기장판 출판사의 부가가치세 신고를 할 때, 굉장히 헷갈렸던 부분이다. 도서는 면세상품이다. 하지만, 전기장판 출판사는 과세사업자(과세사업자 중 일반과세자)였다. 면세상품이 아닌 상품도 취급하기 때문에, 일반과세자로 등록한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잘 모를 때, 전기장판 출판사가 일반과세자면서 면세사업자라고 생각했다. 면세사업자는 사업장현황신고를 해야 하는데, 사업장현황신고를 하려고 하면 대상이 아니라고 하니, 대체 이게 뭔 상황인가 싶었다. 너무나 간단하고 당연한 부분인데, 사업자 유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2. 직원(가족)을 고용할 때, 해야 하는 것들

개인사업자가 직원을 고용하면, 사업자 대표의 건강보험이 지역가입자에서 직장가입자로 전환되면서, 부담이 줄어든다. 그래서, 배우자에게 월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사담미디어 대표(나)가 사담미디어 대표의 배우자에게 월급을 지급하는 것이다. 참고로, 사담미디어 대표의 배우자는 전기장판 출판사 대표다. 사담미디어를 창업한 이유가, 배우자의 활동(출판을 제외한 작가 활동)이 ’출판사’를 벗어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우자는 전기장판 출판사를 그대로 운영하고, 필자는 사담미디어를 세우고, 배우자의 작품 활동은 사담미디어를 통해서 하기로 했다.

이 때, 개인사업자가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들을 찾아봤다. 가족 직원은 특수관계인으로 건강보험과 국민연금만 가입하면 되고,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보험 가입을 신청해야 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것들이 필요한데, 도대체 보험 가입을 어디서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여차여차해서 배우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장부를 작성하고, 홈택스에서 신고해야 하는 것까지는 알았다.

그리고 든 의문이, 필자와 배우자의 건강보험이 지역가입자에서 직장가입자로 변경려면, 필자가 배우자를 고용했으며, 배우자가 고용되었다는 것을 어딘가에는 알려야 하는데, 이 과정을 본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좀 더 구체적으로 찾아보니, 친절한 몇 분이 “4대사회보험 정보연계센터”에서 사업장 성립 신고 후 피고용인(배우자)의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을 신청하는 절차를 친절하게 정리한 글이 있었다. 이 역시 알고 나면 굉장히 간단한데, 창업 초기에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정보가 산재해 있어서, 헤맸던 부분이었다.

3. 종합소득세 신고와 복식부기 장부 작성

직원을 고용하면, 급여를 지급하고 장부를 작성해야 한다고 들었다. 지금도 이 장부가 복식부기 장부를 의미하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필자는 처음부터 복식부기 장부를 작성하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준경비율 / 단순경비율 / 간편장부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찾아보지 않았다. 간단히 알고 있는 바로는, 기준경비율과 단순경비율은 장부(복식부기, 간편장부 등)를 기장하지 않는 사업자를 위한 경비 추계 방법이고, 간편장부는 복식부기 작성이 어려운 사업자를 위해 장부를 간단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수정한 장부라는 것이다.

필자는 복식부기를 작성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양식인데, 복식부기는 대부분 회계 프로그램을 통해서 작성하고 신고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 의문이 든 점이, 필자가 임의로 복식부기 양식을 만들어서 작성하면, 종합소득세 신고 과정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였다.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 본 적이 없고, 홈택스에도 자세한 내용이 설명되어 있지 않아서(있는데, 필자가 못 찾은 거겠지만…),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복식부기를 작성하면, 무엇을 증빙해야 하는지도 의문이었다. 그냥 장부를 제출한다고, 별다른 검증 없이 끝나는 걸까?

이 부분은 장부를 제출하면, 장부에 문제가 없고 별다른 이슈가 없으면, 별다른 증빙 없이 넘어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다만, 장부나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불시에 점검이 진행될 수 있고, 그때 모아놓은 증빙자료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최소한 종합소득세신고를 진행해 본 후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필자는 아직도 해본 것보다 안 해본 것이 많다.

필자는 이제 막 퇴사해서, 창업했다. 이제 겨우 부가가치세 신고를 해봤을 뿐이다. 사업을 하면서, 알아야 하는 것들이 많을 텐데,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이 경험한 것보다 훨씬 많다. 정확하게는, 경험한 것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인터넷에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는 느낌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그저 심심해서 읽을 수도 있지만, 조급해하지 말고 찬찬히 하나씩 알아가 보기 바란다. 알면 알수록 생각보다는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