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전기장판 출판사가 개업한지 3년차가 되었다. 디자인 상품과 인터넷 포털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개업한 사담미디어도 이제 1년을 채웠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워야했다. 그 중 한 가지는 장부작성 방법이다. 장부는 사업 운영의 기본이다.

장부 작성의 어려움

개인사업자를 운영하기 전에는 복식부기 장부를 작성하는게 당연한줄 알았다. 하지만 복식부기 장부를 작성하는 것은 많은 노력(시간과 돈과 같은)이 필요한 일이다. 정부에서도 사업 초기이거나 매출이 적은 사업자에게 복식부기 장부를 요구하지 않는다.

심지어 장부 자체를 요구하지 않는다. 수입금액이 적고 특정 직종에 포함되지 않으면 단순경비율/기준경비율을 적용한다. 단순경비율은 매출 중에서 일정 비율을 경비로 인정하는 방법이고, 기준경비율은 매출에서 주요 경비만 제외한 나머지의 일정 비율을 경비로 인정하는 방법이다.

단순경비율/기준경비율 대상이 아니라더라도, 일정 수입금액 이하는 대차대조표가 없는 간편장부로 복식부기 장부를 대체할 수 있다. 또한, 복식부기 의무자도 외부 감사가 필요한 외부조정 대상자와 그렇지 않은 자기조정 대상자로 구분된다.

복식부기 장부를 작성해보자!

전기장판 출판사와 사담미디어는 당연하게도, 간편장부 대상자도 아니다. 하지만 복식부기 장부를 작성하면 다양한 이득이 있다.

복식부기 장부를 작성하면 뭐가 좋은가?

금전적으로 직접적인 이익은, 사업 초기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것이다. 향후 사업이 잘 되어서 이윤이 남았을 때, 이전에 발생한 손실을 보전해서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다.

또한, 매출은 발생했지만 경비가 매출보다 큰 경우 단순경비율/기준경비율로 계산하면 매출에 대한 세금을 납부한다. 복식부기 장부(간편장부도 포함)를 작성했다면, 경비를 인정받아서 세금을 줄일 수 있다.

금전적인 이득 외에도, 한 눈에 사업의 운영상태가 숫자로 표시된다는 점이 복식부기의 장점이다. 사실은 이 점이 복식부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간편장부와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복식부기를 어떻게 작성할까?

돈을 주고 맡기는 방법

복식부기 장부를 작성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고 맡기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 수익도 안 나는 상황에서, 꼭 필요하지도 않은 복식부기 장부를 위해 지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직접 작성하는 방법

다른 방법은 조금 공부가 필요하지만, 직접 작성하는 것이다. 직접 장부를 작성하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장부 작성 프로그램(서비스) 이용, 무료로 배포되는 엑셀파일 이용, 직접 만들어서 작성.

1. 장부 작성 프로그램 이용

직접 작성하는 방법중 가장 간편한 방법은 장부 작성 프로그램을 돈을 주고 구독(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대부분 부가가치세 신고나 종합소득세 신고용 파일도 만들어준다. 또한, 홈택스나 카드사 정보(세금계산서, 카드결제 내역 등)도 자동으로 등록되는 경우도 있다.

2. 무료로 배포되는 엑셀파일 이용

도저히 돈을 쓰기엔 아깝거나, 복식부기 장부와 재무제표를 제대로 공부하면서 장부를 작성하고 싶다면, 능력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엑셀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장부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서 유튜브에 자료도 많고, 작성하기 쉽게 만들어놓은 엑셀파일도 있다. 또한, 같은 툴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시너지효과를 내는 카페나 사이트도 있다.

3.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드는 방법

마지막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어차피 엑셀이나 구글 시트 등을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2번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배포되서 돌아다니는 파일이 뭔가 마음에 안 드는 필자 같은 사람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복식부기 장부 만들기

가장 유명한 복식부기 엑셀 장부는 카페 “자영업의 모든것”에서 제공하는 파일이다. 유튜브로 장부 사용 방법과 회계의 기초, 결산 방법 등 필요한 대부분의 것을 알려준다. 또한, 카페는 장부와 관련된 질문과 답변이 쌓여있다. 당연히 장부 외에 사업과 관련된 팁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저 엑셀 장부는 나랑은 맞지 않았다. 필자는 간편장부도 법인용 계정과목도 필요없었다. 복잡한 시트도 싫고, 한 줄에 입력하는 구조도 원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게다가 엑셀을 선호하지도 않았고, 입맛대로 수정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만든 복잡한 엑셀을 파헤쳐서 온전히 나의 지식으로 만드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그래서 직접 만들었다. 구글 시트로, 한 줄에 대변이나 차변 하나씩만 입력하도록 했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가로는 짧고 세로는 긴 장부가 완성되었다.

장부 특징 1: 개인사업자용으로 간단하게

계정과목은 개인사업자가 국세청에 신고하는 항목에 따라 만들었다.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의 계정과목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법인사업자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지만, 덕분에 더 간단해졌다. 재무제표도 개인사업자 계정과목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에 필수적이지 않은 항목들(재고, 거래처 등)은 원한다면 기입해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단순히 장부를 작성하고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용도로 사용할 때는 [ 날짜 | 계정과목 | 계정과목(세) | 증감 | 금액 ]만 입력하면 된다.

장부 특징 2: 여러 사업체 장부와 가계부를 하나로

전기장판 출판사와 사담미디어, 그리고 가계부를 연결해서 작성하고 볼 수 있도록 했다. 개인사업자는 법인사업자와 달리 사업을 통한 이윤이 개인의 소득으로 잡기히 때문에, 사업에 쓰는 돈과 버는 돈이 사실은 모두 개인 자금이다. 사업자금과 개인자금이 세금을 위해 분리되어 있지만 사실은 운명공동체와 같기 때문에,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장부 특징 3: 손쉬운(?) 커스터마이징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입맛대로 수정할 수 있다. 한 가지는 계정과목에 자체분류를 추가한 것이다. 추가한 자체분류는 표준대차대조표와 표준손익계산서 항목의 하위항목에 포함되도록 하였기 때문에, 향후 종합소득세 신고에서 항목에 맞지 않는 금액이 발생할 일이 없다.

그 외에도 당기와 전기를 함께 보여주고 비교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계정과목별로 잔고를 보여주거나, 계정과목별 거래처에 따른 세부항목을 모아서 보여주는 등 사업 운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보를 추가했다. 예를 들면, 거래처별 매출채권이나 예수금이 얼마나 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당연히, 이 외의 기능도 필요에 따라 추가할 수 있다. 장부를 작성하는 방법과 작성된 장부를 재무제표나 손익계산서로 바꾸는 함수가 어떻게 작성되어 있는지 전부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사용하는 장부는 필자의 입맛대로 만들어진 장부다. 필자는 종합소득세 신고용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존에 돌아다니는 장부들과 형태가 많이 달라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혹시 도움이 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몰라서 빠르게 공개할까 생각했었는데, 한 동안 사용해보고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파일을 공개할까 고민중이다. 다른 검증된 많은 장부가 있기 때문에, 필요할까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