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공시지원금 인상 소식

요즘 갤럭시 S20 시리즈의 공시지원금 인상으로, S20 플러스를 3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필자가 자주 들어가는 커뮤니티에서 S20 플러스 구매 인증도 올라오기도 했다. S20 시리즈는 S21/S22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성능 차이는 거의 없으면서도 가격은 많이 차이는 기종이다. 특히 20~40만원 정도에서 S20/S20+ 중고를 구할 수 있는데, 이는 S21/S21+ 보다는 20만원 정도, S22/S22+ 보다는 40만원 정도 싼 가격이다. 훨씬 싼 가격에 거의 동일한 성능의 카메라와, 더 좋을 수도 있는 램 용량, SD카드 슬롯, 더 나은 외장재 등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S20 시리즈의 중고 가격은 출시 시기만큼 굉장히 저렴하다. 그럼, 그에 맞춰서 재고 떨이를 하는 신제품 가격은 어떨까? 여러 기사에서 S20+의 공시지원금 상승으로 S20+의 “실구매가”가 30만원 대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S20+의 구매가가 30만원이라면, 중고를 사는 것보다 S20+ 신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당연히 이득이다. 과연 그렇게 저렴할까?

S20+ 구매 시나리오 별 비용 비교

중고로 S20+를 구매한다면?

필자는 현재 Z 플립3를 사용하고 있다. 요금제는 KT의 69,000원 LTE 요금제다. 현재 선택약정에 가입되어 있으므로, 요금의 25%를 할인 받고 있다. 또한, 필자는 가족결합으로 25%를 추가로 할인 받고 있다. 즉, 한 달에 34,500원을 내고 있다. 34,500원을 24개월 납부하면, 828,000원이다. 만약 30만원에 S20+ 중고를 구매하고 24개월을 사용하면, 기기값과 요금으로 총 1,128,000원을 사용하는 것이다.

공시지원금이 향상된 S20+를 새로 구매한다면?

만약, 공시지원금이 크게 상향된 S20+를 KT에서 공시지원금을 받고 구매하면 어떻게 될까? S20+는 5G 폰으로, 5G 요금제를 가입해야 한다. 5G 요금제 중 가족결합 25%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싼 요금제는 80,000원짜리 요금제다. S20+의 슈퍼플랜 베이직 요금제(80,000원/월)의 공시지원금은 650,000원이고, KT Shop에서 97,500원의 추가지원금을 제공한다. 이 경우 기기값은 출고가 1,144,000원에서 650,000원과 97,500원을 제외한 396,500원이다. 즉 S20+를 중고가와 비슷한 396,5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S20+를 사용하기 위한 비용 계산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S20+를 공시지원금을 받고 구매하였으므로, 기존에 선택약정으로 받던 25% 요금할인은 앞으로 24개월 동안 받을 수 없다. 다행히 가족결합 25% 할인은 그대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면, 다시 69,000원의 LTE 요금제로 돌아갈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24개월 동안 납부해야 하는 비용을 계산해보자.

우선 S20+를 구매할 때, 396,500원이 들었다. 요금은 80,000원 요금제에 가족결합 25% 할인을 받아서 60,000원이다. 6개월 후에는 69,000원 LTE 요금제로 돌아갈 수 있으므로, 6개월은 60,000원을 납부하고 나머지 18개월은 51,750원을 납부한다. 이 때, 24개월 동안 납부하는 요금은 1,291,500원(360,000원 + 931,500원)이다. 즉 S20+를 새로 구매하였을 때, 필자가 24개월 동안 납부해야 하는 총 금액은 1,688,000원이 된다.

그냥 쓰던 폰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만약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Z 플립3)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필자가 향후 24개월 동안 나부해야하는 총액은 69,000원*50%*24개월 = 828,000원이다. 이 때, 기존 기기를 구매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 글은 현재 상태에서 새로운 기기를 구매할 때, 실질적으로 얼마에 구매하게 되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쓴 글이기 때문이다.

S20+의 실질적 구매 가격은 얼마인가?

정리하면, 필자의 경우 시나리오 별 24개월 동안 납부해야 하는 금액은 다음과 같다.

  1. S20+를 30만원에 중고로 구매하였을 때, 24개월 동안 납부해야 하는 총 금액 : 1,128,000원
  2. S20+를 공시지원금을 받고 구매하였을 때, 24개월 동안 납부해야 하는 총 금액 : 1,688,000원
  3. 지금 사용하던 폰을 그대로 사용하였을 때, 24개월 동안 납부해야 하는 총 금액 : 828,000원

3번과 비교해서 1번은 중고 S20+ 구매비용 30만원이 더 들었다. 반면, S20+를 새로 구매하였을 때는 860,000원이 더 들었다. 사용하는 요금제마다, 또는 추가적인 보조금을 얼마나 받는지에 따라 이 차이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2세대 지난 S20+도, 새로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S20+ 출고가(1,144,000원)의 75%에 가까운 추가 지출이 필요하다.

실제 비용을 계산해서, 제대로 알고 사자

즉, 통신사에서 공시지원금을 아무리 올려도 혹은 불법 보조금을 끼워주더라도, 현재 상태를 유지하거나, 중고로 기기를 구매하는 것 보다 수십~백만원에 달하는 추가 지출이 필요하다. 물론 자급제를 구매하거나 중고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더라도, 새로운 제품은 비싸다. 하지만 자급제나 중고를 구매할 때는, 대체 이 폰을 얼마를 주고 샀는지가 명확하다. 최소한, 대리점이나 통신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매하더라도, 내가 실질적으로 폰을 얼마에 구매하는 것인지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그러니 앞으로는 향후 지출해야 하는 총액을 통해 지금 구매하고자 하는 스마트폰의 실질적인 가격이 얼마인지 계산해보자. 그럼, 복잡한 말들로 공짜라고 속삭이는 통신사의 꼬임에 넘어가는 호구가 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